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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GOLF/GOLF : 골프 스토리

한국계 골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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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골프 중계를 보다보면 기분이 묘해지는 순간이 있다. 아나운서가 흥분하여 "톱 10 중에 한국계가 8명이나 된다"고 말하는 순간이 그렇다.

 

이어 "한국계 8명 중 6명이 한국 선수"라고 말한다.

 

몇 년전부터 중계를 볼 때마다 이 말들이 귀에 거슬린다. 개인적으로 한국계로 지칭되는 선수에 대한 비호감이 있어서는 절대 아니다.

 

단지, 그 선수들은 이 아나운서가 국계라고 칭하며 감탄과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있을까? 혹은 알고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방송에서 지칭하는 한국계 선수들 중 유명한 선수들이 많다. 원조격인 미쉘 위(미국), 크리스티나 김(미국), 다니엘 강(미국), 엘리슨 리(미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이민지(호주), 노무라 하루(일본) 등이 있고, 남자 선수들 중에도 캐빈 나(미국), 존 허(미국) 등이 있다.

 

 

 

루피는 개인적으로 위 선수들 모두 좋아한다. 그런데, 방송에서 (괄호안에 표시했지만) 다른 국적을 가진 선수들을 한국선수들과 같이 대접을 하는 것이 왠지 우리 선수들이 손해보는 듯한 생각이 들곤 한다.

 

정말 루피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이건 좀 아닌거 같다.

 

 

세계적인 선수들이고 그들의 멋진 플레이에는 얼마든지 박수 칠 준비가 되어 있지만,  분명 한국인이라고 볼 수 없는 선수들을 부모가 한국인이었다는 이유로, 자랑하기 위해 억지로 끼어넣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위의 선수 중에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참가한 뉴질랜드 국가대표 리디아 고, 호주 국가대표로 참가한 이민지, 일본 국가대표로 참가한 노무라 하루도 있다.

 

다른 나라의  국가대표 선수를 한국계라는 이름으로 우리선수인 양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다시 말하지만, 그들은 우리가 방송에서 이런 식으로 그들을 한국에 편입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설마 우리나라 골프 방송은 아직도 한민족의 핏속에 우월 유전자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라면 정말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라고 본다.

 

미국에 가서 두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는 나의 친구는 항상 그런 말을 한다. 이 녀석들은 미국인이라고. 태어나서 모든 과정을 미국내에서 배우고 익힌 그들을 어떻게 한국인이라고 말할 수 있겠냐고. 은퇴 후에는 한국으로 올 예정이지만, 오는 것은 부부 둘 뿐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한국인이라는 점을 인식시켜주고 한국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지만, 그건 그들에게 지식으로만 기억되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한다. 또한 미국에서 미국인으로 살면서 한국인임을 강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말도 한다.

 

다민족 국가가 되어가고 있는 세상에서 어디에 있었는지도 몰랐던 한국인 2세, 3세의 성공에 박수 쳐주는 것은 찬성하지만, 그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억지로 한국계라는 이름으로 실적 부풀리기 하는 것 같은 행위는 그만 했으면 좋겠다.

 

LPGA 투어나 각종 골프 중계방송을 보면, 해설자나 아나운서의 멘트에서 배울 점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제발 톱 10 중 한국계가 몇 명이라는 멘트는 그만 들었으면 좋겠다.(그냥 한국선수만 알려주면 된다)

 

또 한가지는 우리나라에서 렉시 톰슨이 우승한 기사와 박인비가 우승한 기사의 사이즈가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다. 당연히 박인비 우승이 대서특필감이다.

 

하지만 '렉시 톰슨이 우승한 것'과 '미쉘 위가 우승한 기사'의 사이즈 차이가 "렉시 톰슨 對 박인비의 차이"와 같다면 우리 방송이나 언론은 분명 착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언젠가는 꼭 한번 포스팅 하고 싶었던 내용이라 오늘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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