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 코너에서 출연자가 "남자는 힘!!"이라는 말을 외치는 내용이 있다.
여성 골퍼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남성 골퍼들은 이런 말에 자주 현혹된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그라파이트 샤프트를 사용한다거나, R-Flex 샤프트를 사용하는 경우 "힘이 모자라는구나" 라는 선입견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루피도 남자인지라 그런 선입견이 없지 않다. 그런 선입견으로 남을 평가하기도 하지만, 나의 클럽을 장만할 때 이런 선입견으로 인해 감당할 수 있는 수준하에서 되도록이면 강한 샤프트를 선택하려고 하는 경향을 발견하곤 한다.
또한 먼 거리를 아이언으로 보내는 골퍼가 우드나 유틸리티를 사용하는 골퍼보다 멋지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루피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나의 힘이 부족한 상황에서 남들이 바라보는 시선을 의식해서 강한 클럽을 선택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당연히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라운드를 하면서 "멋짐"과 "스코어" 중 어느것을 선택하겠는가?
루피는 당연히 "스코어"이다. 골프는 누가 더 적은 스코어를 기록하는가를 경쟁하는 경기이다. 그러니, "멋짐"을 선택한다면 그것은 상식밖의 행동이라고 본다.
작년에 루피는 골프 시작한지 10년이 다 지난 시점에 '4번 아이언'을 구입했다. 초보 시절에는 '5번 아이언'도 버거워 아예 '4번 아이언'은 구입도, 손에 잡아본 적도 없었다.
그러던 중 이제 어느 정도 실력이 쌓였으니, 나도 멋지게 '4번 아이언'을 사용해 보리라는 각오로 현재 아이언과 같은 모델의 '4번 아이언'을 별도로 구입했다.
인도어 등에서 연습한 결과 '4번 아이언'을 사용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종종 스크린에서도 사용하게 되었고, 라운드에 나가서 호기롭게 '4번 아이언'으로 세컨샷을 시도했다. 그런데, 막상 샷을 하려고 보니 처음 실전 사용에 긴장한 탓인지, 기대가 컷던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국 뒤땅을 쳐서 실전에서의 첫 시도는 실패했다.
라운드 후 다시 열심히 연습을 해서 다음 라운드에는 자신있게 샷을 했다. 그런데, 결과는 슬라이스였다. 이후 다시 사용한 결과는 원하는 거리가 나오지 않았다.
주변에서 "왜 사용하니?"라는 빈정거림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몇 번 사용으로 포기한 것은 아니나, 일년 정도을 열심히 연습한 결과로는 상당히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리고 현재는 고민 중이다. 이 '4번 아이언'과 계속 라운드를 같이 나가야 하는지를 말이다.
올해 봄에 친구들과 라운드를 즐기던 중 절친에게 3번 우드를 강제로 선물 받았다. 루피도 3번 우드가 있었으나, 3번 우드도 초보 시절부터 잘 안 맞아서 피하다보니 그냥 골프백의 구색 맞추는 용도 정도였다.
그런데, 그 친구의 우드를 보니 왠지 마음에 들어 루피의 것을 주고, 친구의 우드를 받았다. 그리고, 돌아온 다음날부터 연습장에서 연습을 하기 시작했는데 생각하지도 못한 비거리와 손맛을 주는 것이 아닌가. 골프 배우고 처음으로 우드의 매력에 흠뻑 빠졌었다.
이후 라운드를 나가서 거리가 많이 남았으나, '4번 아이언'의 기억 때문에 망설이다가 50%의 기대치로 샷을 했는데 루피에게는 엄청난 거리가 나왔다.
"아! 이것이 우드의 힘이구나!"하고 속으로 외쳤다. 하지만, 그 뒤 라운드에서는 그 우드를 사용하는 바람에 두 홀을 망치고 말았다.
골프는 참으로 어려운 운동이라는 생각이다.
오늘 포스팅의 제목인 "골프클럽의 왕도(王道)는 없다"를 말하기 위해 서두가 길었다.
즉, '라운드에서 어떤 골프클럽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라는 말이다.
어제 브리티시 오픈 경기 중에도 보면, 많은 골퍼들이 아이언을 들고 샷을 하는 상황에서 유독 우승자인 김인경 선수만 우드나 유틸리티를 가지고 샷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장면을 보면서 문득 든 생각은, "어떤 클럽이면 어떠랴, 원하는 곳에 정확히 보낼 수 있는 클럽을 정확히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이언을 사용하는 다른 선수들도 당연히 본인이 생각하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다만, 우리 아마추어들이 경우 가끔은 허세로 인하여 '최선'이 아닌 '폼'에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가끔은 성공하기도 하지만, 확률이 낮은 곳에 베팅을 하는 것과 다름없는 선택이다. 이왕이면, 최선이 아니더라도 차선이 되는 선택을 하는 것이 성공적인 골프의 지름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루피는 유틸리티를 자주 사용한다. 그 유틸리티 사용을 '4번 아이언'으로 굳이 대체해 보고자 시도를 한 것인데, 의미없는 시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유틸리티의 실패율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좀 더 실속있는 골프를 하는것이 맞을 것이다.
결국 라운드 중의 골프클럽 선택은 원하는 거리를 보낼 수 있는, 내가 가장 편하고 믿을 수 있는 클럽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선택의 기준은 나의 선택일 뿐이다. 누군가의 클럽 선택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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